[영화 / 리뷰]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
익스랩 최고 관리자
·2018. 12. 28. 17:39
안녕하십니까
리뷰사전, 감성사전의 JU.NY 입니다.
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
일라이 로스 감독
2018.10.31
판타지/공포/미스터리/SF/스릴러
감독, 작가, 배우, 제작자 등 할리우드의 전반을 누비고 있는
일라이 로스가 <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>로 돌아왔습니다.
브루스 윌리스를 주연으로 한 <데스 위시>와 함께
1년에 두 편의 신작을 내놓았네요.
<호스텔>, <노크 노크>, <그린 인페르노> 등
전작들의 묵직함을 떠올려 보면
<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>는 목표 연령층을
급격히 선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.
부모님을 잃고 혼자가 된 루이스는 유일한 혈육인 삼촌 조나단네 집에서 살게 됩니다. 조나단의 오랜 친구이자 이웃사촌인 플로렌스 또한 루이스를 반갑게 맞아주지만, 늘상 삐걱이는 삼촌의 집은 어딘가 음침하고 이상합니다. 매일 밤 무언가를 찾아 집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조나단은 결국 루이스에게 자신과 플로렌스가 마법사임을 고백하고, 이 집에 수십 년 동안 잠들어 있는 비밀과 저주를 털어놓죠.
<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>는 1973년 출간된 존 벨레어스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, 잭 블랙과 케이트 블란쳇이 주연을 맡았습니다. 어린이 주인공엔 <대디스 홈> 시리즈의 오웬 바카로가 이름을 올렸구요. 한국 관객들에게도 친근한 배우들에 판타지 향기 뿜뿜 흘리는 마법 소재만으로 눈길 홀리기는 충분합니다. 손에서 불 쏘는 장면 하나만 예고편에 들어가도 일단 예매를 시작하는 관객도 많을 거구요.
영화는 기본적으로 아동용 판타지입니다. 우리의 어린이 관객들이 루이스에게 눈높이를 맞추게끔 설계되어 있죠.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앞에 나타난 삼촌이 알고 보니 마법사인 것도 모자라, 자신에게 마법을 가르쳐주기까지 합니다. 그렇게 마법 세계 모험의 주인공이 되어 진정한 용사로 거듭납니다. 아이들 낄낄거리기 좋은 분비물 개그나 학교에 꼭 하나씩 있는 뱀 같은 불량배(?)와의 마찰도 빠질 수 없습니다.
그런데 각본마저 목표 연령층의 눈높이에서 작성된 것 같습니다. 갈등의 시작과 끝을 비롯해 사건과 사건을 잇는 이음새에 개연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. 모든 것이 갑자기 툭 튀어나와 허무함으로 종결됩니다. 앞 장면과 뒷 장면의 이질감은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. 결국 영화 내내 그토록 열심히 고조한 대마법사의 음모마저 뒷걸음질로 쥐 잡듯 얼렁뚱땅 넘어가며 화룡점정을 찍습니다.
시각적인 측면에서도 아이들에게 전혀 친절하지 않습니다. 오히려 잔혹 동화에 가깝습니다. 열 살 남짓한 루이스 또래들이 관람하면 악몽의 좋은 재료가 될 광경도 꽤 있습니다. 마법부터 루이스의 당구공까지, 소재의 일관성 또한 부족해 놀랍도록 아둔한 악당의 지능을 따라갑니다. B급 판타지 영화의 전형이자 두 주연배우의 이름값이 서글퍼지는 순간이 반복됩니다.
이 밑도 끝도 없는 어색함은 선천적인 내성으로 극복해야 합니다. 다행히도 아주 정확한 비교 대상이 존재합니다. 바로 2016년 개봉되었던 팀 버튼 감독의 <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>이죠. 비주얼부터 장단점까지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. 어떤 관객이든 그 영화와 이 영화의 평점이 거의 동일할 것이라 확신합니다. 어찌됐든 와! 잭 블랙! 와! 마법사!를 외치며 달려가면 후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.
https://brunch.co.kr/@gangaji1104/3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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